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계열사 중복 상장과 관련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발언한 다음날 LS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LS일렉트릭은 전일 종가 대비 12.11% 떨어진 22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주사인 LS는 10.29% 하락한 10만 3700원을 기록했다. LS에코에너지(-5.39%), LS네트웍스(-3.89%), LS머트리얼즈(-2.19%), LS마린솔루션(-2.94%) 등 주요 계열사가 하락세를 보였다. 하루 만에 LS그룹에서 6500억 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됐다.
이는 LS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중복 상장’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LS그룹은 LS일렉트릭 자회사인 KOC전기와 에식스솔루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던 LS이링크도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복 상장 시 기존 상장사의 가치가 훼손돼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 5일 구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 LS그룹의 중복 상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예전에는 중복 상장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논란이 되더라”며 “우리가 투자하려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방법이 제한적이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통신이든 권선이든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다”라며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도화선이 돼 LS그룹 계열사 전체 주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